나를 슬프게 하는 10 가지/이 서현
오누이처럼 살던 남편을 떠나 보내고
들며 날며 날마다 사진을 보고
중얼거리는 친구의 우울한 모습,
마음속으로만 사랑하던 사람이
결혼할 사람을 만났다는 말을 듣고
말없이 등 돌려 떠나는 고독한 사내의 뒷모습,
슬픈 영화속에 동화되어
몇분이 되어도 일어설줄 모르고 흐느끼는 여인,
비밀을 공유하며 둘만의 은근한 미소를 짓던 친구가
희귀병에 걸려 떠듬한 말로 "죄 받났봐"눈물 흘리던 모습,
가을 찬바람속 비온 거리에 누운 고운 낙엽의 몸부림,
앙상한 가지끝에 달랑 하나 매달린 붉은 홍시의 외로움,
무슨 사연인지 모르지만 슬피우는 모습에 펑펑 같이 울던 기억,
슬픈 시를 읽고 감정이 격해져 소리내어 통곡하던 어느날,
어머님께 불효했던 지난날 두고 두고 가슴을 치며
샛노란 은행잎을 보며 어머니 그리움에 가슴이 먹먹해 지고,
아들 부부 싸움엔 마음 깊은 곳에서 피눈물이 흐른다,
실컷 울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카타르시스
슬픔은 때로 마음을 정화 시킨다 .